간택의 조건, 매력적 제목의 블로깅 


오늘 회사에서 '온라인용 기사 잘쓰는 법'을 가지고 강의를 한 김에 자료에서 일부 블로거기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뽑아서 보내드립니다.

먼저,  매력적으로 제목 다는 법.

제가 편집기자 경력도 없고, 2003년 이후부터는 기자업무를 관두고 기획업무를 맡아온 탓에 이런 글을 쓰면  실력도 없는 자가 나서는 것 같아서 좀 외람되지만... 그래도, 블로거뉴스를 읽다보면 '제목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좋을텐데' 하는 포스트들을 많이 봐서 이 포스트를 썼습니다.

제목의 중요성. 말을 안해도 다 아실 겁니다.  다음 블로거기자가 10만 명이라죠?  거기서 하루에 쏟아지는 기사꼭지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기사제목만 봐도 하루 종일 걸립니다. 제목에서 눈에 안띄면 바로 묻혀버립니다.

제목을 매력있게 만들어야 이용자들의 주목을 더 받게 되고, 다음 편집진의 주목을 더 받게 됩니다.

제목을 어떻게 달까요? 저는 이렇게 강의합니다. 제목에 '새로운' '이야기가 될 거리(topic)'가 들어가도록 하라고.

new s 니까 새로워야합니다.  언론이니까 당연히 이야기거리가 돼야합니다.   이것을 말로만 하면 추상적이어서 이해가 잘 안되실텐데 사례를 가지고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올해 2월, 남아공화국에서 백인대학생이 흑인여성에게 소변을 먹이고 그것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유통시킨 사건이 해외토픽으로 기사가 났습니다.  여러 언론사에서 그것을 받아 썼지요. 

그리고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제목을 이렇게 달았습니다.  "남아공 인종차별 동영상 파문"  CNN, AP등의 기사 원문에 그렇게 제목이 달렸던 모양입니다.  거기야 원래 통신사니까 그런 제목을 달 수도 있겠죠.

"남아共 흑인학대 비디오 파문" 이렇게 단 제목도 좀 보이네요.  "백인 대학생이 흑인 여성에 소변 섞인 음식 먹여" 이렇게 구체적으로 제목을 단 곳도 있습니다. 

"남아공 인종차별 동영상 파문"  직감적으로 생각해보십시오.  이 제목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제목보고 클릭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시나요?

 남아공에서 인종차별 있는 게 새로운 일인가요?  물론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남아공에서 인종차별 지금도 있겠다"하고 생각이 드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면  "남아공 인종차별 동영상 파문"이라는 게 그다지 새롭지가 않습니다.  '동영상'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어떤 동영상인지"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는 있겠네요.


'백인남성이 흑인여성에게 소변이 섞인 음식을 먹여서 동영상으로 유포했다"는 전체적 내용은 쇼킹합니다.  그 쇼킹한 내용이 제목에 드러나야됩니다. '인종차별 동영상'이라는 제목은 약합니다.

'남아공화국에서 백인남성이 흑인여성에게 소변이 섞인 음식을 먹이는 인종차별행위를 동영상으로 유포했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그대로 달기는 어렵죠.  이걸 짧게 줄여야 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단어가 뭘까요? 반드시 들어가야할 단어는? 

남아공화국? 백인? 백인남성?  흑인? 흑인여성?  소변? 동영상? 유포?  파문?

반드시 들어가야할 단어를 찾기가 힘들때는 빼도 될 단어를 찾아서 선택범위를 줄이면 고민을 덜 수 있습니다.

유포라는 단어 빼도 되겠네요.  남아공화국이라는 단어도 빼도 됩니다.  남성이라는 단어와 여성이라는 단어 빼도 됩니다.

가장핵심적인 단어는 소변, 먹이다,  동영상 입니다.  인종차별이라는 단어도 핵심입니다만  백인이 흑인에게 오줌을 먹이는 행위자체가 인종차별이기 때문에 생략해도 됩니다.

파문이라는 단어는 상황에 맞지 않은 곳에 쓰면 역효과가 나지만 이런 경우는 써도 됩니다.

이렇게 되겠네요.   "백인이 흑인에게 소변 먹이는 동영상 파문"  길이도 적절하네요.

신문지면에서의 기사제목의 글자 수는 8자~10자 정도로 하는 게 좋습니다.  제한된 신문지면에 그정도 길이의 제목이 들어가면 보기에 좋거든요.

그러나 온라인용 기사에서는 제목 글자  수가 좀 더 늘어나도 됩니다.  블로거뉴스에는 띄어쓰기 공간 포함 15자~18자 사이로 하면 베스트 목록에 예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제.

야후에서 비디오 사이트를 개편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어떤 언론사가 제목을 이렇게 달았네요.   "야후 비디오 사이트 새로 개편" 

이 제목이 이야기거리가 될까요?  포털사가 사이트 개편하는 거 늘상 있는 일입니다.  독자들이 보고 그냥 지나쳐버릴 제목입니다.

기사본문은 '야후 비디오'가  플레이되는 화면을 극장비율로 해서 새롭게 개편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럼... 새로운 것과 이야기될 거리에 부합하는 단어들은 뭘까요?    '극장비율' '화면' 이 두 단어는 반드시 들어가야합니다.  기사 내용중에 새로운 것을 설명하는 단어는 그것 밖에 없네요.

"야후비디오, 극장비율 화면으로 개편"  이렇게 됩니다.

"야후 비디오 사이트 새로 개편"  이라는 제목과 "야후비디오, 극장비율 화면으로 개편"이라는 제목을 비교해보십시오.  어디에 더 끌리겠습니까? 본문을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어느제목에서 더 느껴지십니까?

저는 후자입니다.


종이신문 제목 편집과 인터넷 기사용 제목편집은 좀 다른데요, 

종이신문에서는 제목을  다소 함축적으로, 시적으로 편집해서 만듭니다다. 글자 수도 제한돼 있고요.  2007년에 편집기자 대상을 받은 제목은 '高, 스톱'입니다.  고건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달린 제목입니다.   최근에 2008년 11월 편집기자 상을 받은 제목은 ' ‘반토막 난 주식 두토막난 가정’ 입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저런 제목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특히나 대상을 받은 제목 '高, 스톱'은 온라인용  기사에는 빵점짜리 제목입니다.

종이신문에서는 한 눈에 제목과 본문과 사진이 다 보입니다. 그래서 저런 제목을 달아도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제목'만' 보입니다.  제목에서 무슨 내용인지 대충 감을 잡아야합니다.  온라인용 기사는 기록과 검색기능을 고려해야합니다. 제목에서 기사 본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야 독자들이 검색을 해서 쉽게 그 기사를 선택해서 읽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는 다소 직설적으로, 설명투로 제목을 다는 게 효과적입니다.  자기가 쓰고자 하는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뽑아내고  필요없는 단어를 없애버리는 작업을 반복해서 15~18자 사이의 제목으로 만들어 내는 겁니다.

온라인에서 최악의 제목은  취재 대상만을 달랑 제목이라고 올려서 도대체 뭐를 말하고자 하는 건지 제목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오늘 올라오고 있는 제목에서 그런 제목을 몇개 나열해 볼까요?   -해당 기사를 쓰신 기자분께는 죄송합니다- 


좋은 일, 나쁜 일, 이상한 일

결국 재단이 될까?

에쿠스 후속 VI

경남도정뉴스 485호

열정 그리고 탈진

감기약의 진실

파워콤가입 현장사은품

베트남 / 캄보디아

분권-균형발전 수도권-지방 입장차

MDR-XB 700, 소니 MDB-XB 시리즈 출시

메이플스토리 소울마스터


이런 제목을 보고 누가 클릭을 할까요? 

에쿠스 후속 VI가 빗길을 잘달린다고 말하려 하는 건지,  좌석 안락감이 좋다고 말하려는 건지...  제목만 보고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자기 혼자만 읽는 일기장에는 이런 제목 달아도 됩니다.

최소한 다른 사람들에게 읽힐 목적으로 제목을 달려면 "에쿠스 후속VI, 비사이로 막가" 이런 식이라도 제목을 달아야죠.

안타깝게도 이런 제목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제목을 달면 다음블로거뉴스 운영자들이 베스트로 잘 안뽑아줍니다.

제가 제목 다는 데는 별로 재능이 없지만...  제목에서  (일반인들이 느끼는) 새로움이 있어야하고,  이야기 꺼리가 있어야하고  본문에서 펼쳐질 내용을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어야합니다.

이승훈


ps1: 저의 이 포스트의 제목은 좀 길군요.  중이 제머리 못깎는 법입니다. 양해바랍니다.

ps2: 혹시  2008 인터넷미디어트렌드 4편을 기다리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쓰려고 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나서 못썼습니다. 2008  인터넷미디어트렌드 Top 10제목들은 이미 다 뽑아놨습니다만,  2008 인터넷 미디어트렌드는 즉흥적으로, 일하다 틈틈이 짬을 내서 쓰거든요. 그리고 귀가해서는 왠만해선 일 안합니다. 낮에 기사 읽다가 열받아서 반박기사 같은 거 쓰거나 하면 집에서 글을 쓰거나 하고요. 대신에 기사 잘쓰는 법과 관련해서 포스트 올렸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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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수광부 이승훈